경기 소망교도소서 합창 공연
29일 오후 경기 여주시 북내면 외룡리 소망교도소 대강당에서 수형자들로 이뤄진 소망교도소합창단이 성악가, 가수 등 참가자들과 어우러져 합창을 하고 있다. 여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내 죄를 속죄하며 살리라∼.”
직접 쓴 가사가 공연을 보던 다른 수형자들의 가슴에 닿았던 걸까. 합창이 끝나자 객석에 앉은 수형자들은 앞서 걸그룹과 홍대 인디밴드가 화려한 공연을 했을 때보다 훨씬 큰 박수갈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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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합창단은 최근 3개월간 매일 3시간씩 합창을 연습했다. 소망교도소 측도 합창이 교화에 도움을 준다는 판단 아래 적극 지원했다. 악보도 읽을 줄 모르는 이들이었지만 이제는 실력이 제법 쌓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충북 청주시에서 여주까지 찾아와 합창단을 지도하고 있는 성악가 김진성 목사(57·전 목원대 교수)는 “지금껏 많은 사람에게 합창을 가르쳐 봤지만 열의 하나만큼은 최고였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노래 가사를 직접 지어 전문가의 도움으로 새로운 합창곡을 내놓고 있다.
‘아빠를 향하는 천사의 웃음∼ 어디 갔나 우리 아빠 동생도 이제 산에 갈 수 있는데∼.’
A 씨는 아들(6)과 딸(4)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사에 담았다. 사업 실패로 진 빚을 갚지 못해 수형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네 살이던 아들을 데리고 집 근처 산을 오르곤 했었는데, 이제는 딸도 함께 등산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며 “내가 아이들 곁에 있어 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노래 가사를 지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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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