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대규모 인사 마무리
○ 임기 마친 CEO 27명 중 14명 교체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 하나, NH농협 등 4개 금융지주와 우리은행 계열사 중 이번에 임기를 마친 CEO 27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명이 회사를 떠났다. 대내외적 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CEO를 앉힌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는 계열사인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신한데이타시스템, 신한아이타스에 새 CEO를 앉혔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업종의 전문성과 경영능력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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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는 7명의 CEO 중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하나에프앤아이, 하나금융투자 등 5곳의 CEO를 바꿨다. 특히 신한금융투자에서만 24년 일한 정통 ‘신한맨’인 이진국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하나금융투자 신임 사장에 영입해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면 출신을 가리지 않고 기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의 이번 경영진 인사는 임기가 2017년 3월까지인 한동우 회장의 후임을 뽑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각각 김정태 회장과 윤종규 회장 체제 굳히기 성격에 가깝다”고 말했다.
NH농협은 올해 1월 은행과 손해보험의 사장을 새롭게 바꿨다. 새로 취임한 이경섭 행장과 이윤배 사장 모두 30년 넘게 농협에 몸담았다. 이 행장은 대표적인 ‘금융기획통’으로 2012년 NH농협금융지주 출범 당시부터 지주에서 일하며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진두지휘한 검증된 CEO다. 이 사장은 농협 내에서도 손꼽히는 보험·리스크 관리 분야의 전문가다.
○ 증권업계는 장수 CEO 전성시대
CEO를 비롯한 임직원들의 재직 기간이 짧은 증권업계에서는 높은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한 CEO들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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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부터 교보증권을 이끌며 유 사장에 이어 2번째 장수 증권사 CEO 기록을 갖고 있는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 체제에서 교보증권은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인 97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년째 메리츠종금증권을 이끌고 있는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지난해 탄탄한 실적을 내 연임에 성공했다.
이건혁 gun@donga.com·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