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자연/신혜원 지음/68쪽·1만4000원/휴먼어린이
이제껏 우리는 내내 존경은커녕 시멘트로 막고 플라스틱으로 덮으며 살아왔습니다. 신발에 흙 묻히지 않으려고, 좀 더 빨리 달리려고 그랬겠지요. 결과적으로는 더 불편해졌어요. 짓밟힐 대로 짓밟힌 땅이 아무 것도 내어주지 않게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재난과 같은 상황을 아이들에게 과제로 남길 수밖에 없게 되어 너무나 유감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땅도 하늘도 물도 사람도 한 몸으로 생각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정성껏 귀 기울이지 않으면 침묵하는 것으로 보이는 땅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도록 해야겠지요.
작가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 그 공기를 만들어내는 숲, 숲을 키워내는 땅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지어 제안합니다. 하늘과 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예요. 잔잔한 수채로 단단한 의지를 담아 어떤 환경교과서보다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 역시 마음에 씨앗 하나 심는 마음으로 함께 읽어도 좋겠어요. 그런 다음엔 우리와 이어진 땅을 존경하며 언제나 사뿐히 걸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