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공관위, 후보 안낼 가능성 커… 불출마 선언하든 탈당하라는 뜻
새누리당 지도부도, 공천관리위원회도 21일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후보 등록일(24, 25일)까지 유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후보를 내지 않고 ‘무(無)공천 지역’으로 남겨둘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든,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에 남든 스스로 결정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날 유 전 원내대표 공천 여부에 대해 거듭 “(본인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관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폭탄을 잘 만져야지 잘못하면 터진다”고 했다. 최고위원회와 공관위가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이제는 ‘폭탄 놔두기’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22일 오후 9시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유 전 원내대표 문제를 포함한 공천 내홍을 일괄 정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도 유 전 원내대표 문제는 정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엔 유 전 원내대표가 ‘무소속 출마’를 선택하기 힘들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 친박계의 한 최고위원은 “유 전 원내대표가 유치원생도 아닌데 공천을 안 준다는 상황에서 출마할 수 있겠느냐. 당적이 있어야 후일을 도모할 텐데 쉽게 탈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발표된 경선 결과 이번에도 ‘진박(진짜 친박)’으로 꼽히는 후보들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강석훈 의원(서울 서초을)은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에게,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서울 중-성동을)은 지상욱 당협위원장에게 패했다. 경북 영주-문경-예천에선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사 선배이자 현역 의원인 장윤석(3선), 이한성(재선) 두 의원을 모두 제치고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이재명 egija@donga.com·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