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전의료소년원에서 의료보호 소년들이 음악치료 수업 중 교사의 지도에 따라 타악기를 두드리고 있다. 대전=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소년부 재판에 넘겨진 중현이는 ‘7호’ 처분을 받았다. 소년의료보호시설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전의료소년원에 배정받은 뒤 약물치료와 재활교육을 받기 시작하자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퇴원한 지 2년이 지난 뒤 중현이는 이제 여자친구도 사귀고 학교 성적도 중상위권이다.
중현이처럼 심신장애가 있거나 정신적 치유가 필요한 비행청소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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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인내와 전문성을 갖고 대해야 할 아이들이지만 이들을 돌보는 인원도 빠듯하기만 하다. 대전의료소년원에서 의료적 지원을 담당하는 직원은 현재 25명. 이 중 의사와 간호사는 각각 2명, 4명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의사 한 명은 일주일에 두 번씩 방문하는 계약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나머지는 행정업무나 학생지도를 담당하는 보호직 공무원이다. 이들도 2, 3년마다 인사이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문성을 쌓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을 증상별로 나눠 세심한 지도를 하기엔 역부족이다. 가장 많은 관심과 치유가 필요한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인권위는 “이런 아이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방치되면 나중에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과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년원 관계자도 “재범을 저지를 수 있는 아이들의 재활을 위해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지만 아직은 힘에 부칠 때도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권위는 1월 법무부에 치료·치유전문 의료소년원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법무부도 2014년부터 경기 의정부에 신규 의료전담소년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 문제에 부딪혀 답보 상태다.
대전=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