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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천정배, 또 “연대” 외칠 거면 차라리 국민의당 떠나라

입력 | 2016-03-16 00:00:00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 필요성을 주장해온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어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회동한 뒤 “현재의 여러 여건상 당 차원의 수도권 연대는 여의치 않다”는 입장 발표문을 내놓았다. 안 대표와의 의견 교환에서 자신의 뜻을 밝혔으나 ‘여건상’ 수도권 연대가 여의치 않기 때문에 당무에 복귀한다는 것이다. 전날 천 대표는 안 대표와의 회동을 마지막으로 의견 조율을 시도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도부 갈등으로 창당 40여 일 만에 당이 깨질 위기까지 맞았던 국민의당으로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이것으로 ‘연대 바람’이 잦아들 것으로 보긴 어렵다.

어제 비호남지역 야권 연대를 요구해온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광민회)가 “(안 대표의) 후보자 간의 야권 연대 허용 운운은 무책임한 선동이며 혹세무민”이라며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수도권 야권 연대에 대한 답을 주지 않으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주장했다. 야권을 지지하는 이른바 진보적 단체의 이런 주장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국민의당은 2일 김종인 더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야권 통합을 제의했을 때부터 찬성파, 소극파, 반대파로 나뉘어 갈팡질팡했다. 4일 당론으로 ‘통합 거부’ ‘수도권 연대도 없다’고 결론 냈음에도 김한길 전 상임선대위원장과 천 대표는 다시 연대를 들고 나왔다. 안 대표가 “지역 후보들끼리 이기기 위한 단일화는 막을 수 없다”고 개인 차원의 야권 연대를 사실상 허용했음에도 천 대표나 김한길 의원은 당 대 당 연대를 주장했다. 당론을 깨고 후보를 나눠 먹자는 야합이며, 제3당이란 대의를 포기하자는 얘기다.

천 대표는 꼭 1년 전 4·29보궐선거를 앞두고 지금의 더민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기성 정당의 안팎에서 새판을 짜겠다”며 광주 서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당선됐다. 그 뒤 기득권 양당 구도의 극복을 창당 명분으로 내세운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이제 와서 ‘새누리당의 어부지리와 압승 저지’를 주장하며, 뛰쳐나왔던 더민주당과 연대를 하자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유리할 때는 탈당하고 불리할 때는 무조건 뭉쳐야 산다고 외친다면 제3당이란 영원히 실현 불가능하다. 천 대표가 만일 또다시 연대를 주장할 거면 차라리 당을 떠나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