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오른쪽)이 임시 사령탑을 맡은 첼시가 10일(한국시간) 런던 스탬포드브릿지에서 벌어진 2015∼201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에 1-2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히딩크 감독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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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에 1-2…챔피언스리그 8강행 실패
파리가 런던을 공습했다. 굳게 믿었던 ‘히딩크 매직’은 없었다.
거스 히딩크(69·네덜란드) 감독의 첼시(잉글랜드)가 10일(한국시간) 런던의 홈구장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의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2로 졌다. 앞선 원정(2월 17일) 1차전에서도 1-2로 무너졌던 첼시는 1·2차전 합계 스코어 2-4로 8강행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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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도, 히딩크 감독도 잃은 것이 많았다. 극심한 부진이 계속된 지난해 12월 소방수로 긴급 투입된 히딩크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 모든 대회를 통틀어 단 1패(8승7무)를 기록 중이었는데, 첫 패배의 아픔을 안긴 것도 PSG였다. 징글징글한 ‘파리 징크스’로 인해 첼시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경기 연속 무패(5승7무)의 좋은 흐름까지 꺾였다.
이날 벤치에 앉지 않고 경기 막판까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서 팀을 이끈 히딩크 감독의 모션은 유난히 컸다. 판정 어필도 많았고, 고함도 수차례 질렀다. 그런데 특히 화를 많이 낸 순간이 있었다. 스코어 1-2가 된 뒤였다. 승부를 뒤집으려면 3골이 더 필요해진 탓에 스타디움 공기가 급격히 냉각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선수들의 불성실한 플레이에 더욱 뿔이 난 듯했다. 패배를 예감하고 제 몫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편함이 보였다. 교체 아웃된 선수들에게 어깨를 툭 치는 특유의 스킨십이 이날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입을 꾹 다물고 그라운드만 응시했다.
첼시의 올 시즌은 아주 차갑다. 정규리그 29라운드까지 10승10무9패(승점 40)로 10위다. 현실적으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은 어렵다. 1경기를 덜 치렀음에도 티켓 획득 마지노선인 4위에 랭크된 맨체스터시티(승점 50)와의 격차가 10점이다. 주말 에버턴과의 FA컵 8강 원정에서도 무너지면 그야말로 빈손이 된다. 히딩크 감독은 “우리는 아주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미래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비싸기로 소문난 입장권을 구입하고도 좀처럼 웃지 못하는 첼시 팬들의 마음은 아주 불편하다. 하프타임을 위해 라커룸으로 향하며 PSG 디 마리아와 유니폼을 교환한 에당 아자르가 부상으로 후반 교체될 때 터진 엄청난 야유에는 그들의 솔직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히딩크 감독도 “(팬들의) 화를 돋운 행위”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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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