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호아트홀에서 연주회 여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좋은 선생님 덕에 유학 필요없었죠 조성진과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 관심 부럽냐고? 클래식 열풍 고마워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한무대 올라… 고전부터 현대까지 폭넓게 연주
3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으로 4년간 임차 중인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허긴스’와 함께했다. 조성진 손열음 등과 자주 연락한다는 그는 “서로 바빠 가끔 연락해도 이런 생활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어 서로 많이 의지한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밝고 쾌활한 웃음. 말에 꾸밈이 없다. 대범하고 우직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주 스타일과 닮았다. 3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2)은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주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세계 3대 음악콩쿠르 중 하나인 ‘2015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바이올린 부문에서 우승했다.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올해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순수 국내파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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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지난해 10월 쇼팽 국제콩쿠르의 최고 자리를 차지한 조성진(22)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같은 3대 콩쿠르인데 억울할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2011년부터 콩쿠르에 나서 이른 나이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30대에도 콩쿠르 우승을 이루지 못한 많은 연주인에 비하면 빠른 편이다. “콩쿠르 우승이 제 꿈은 아니지만 빨리 이룬 편이죠. 제 콩쿠르 인생이 20대 후반에 끝나도 행운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남들보다 10년은 벌었죠.”
그는 지난달 설 연휴 기간에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에 나섰다. 바이올린을 들고 가지 않은 첫 여행이었다. 푹 쉬러 갔지만 오히려 더 불편했다. “이틀간은 해방된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후 패닉이 왔어요. 바이올린 생각만 나더라고요. 귀국하고 바로 바이올린부터 잡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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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그는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무대에 오른다. 베토벤,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등의 음악을 들려준다. 고전부터 현대까지 폭넓은 프로그램이다.
“요즘 어떤 연주인으로 성장할지 고민이 많아요. 아직은 모르겠어요. 다만 나이도 어리니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하려고요. 이번 연주회도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어요. 지금은 저에게 무엇이 맞는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죠.” 계속 부족하다는 그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