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BSI 63… 메르스 때보다 나빠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3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56)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최고조였던 지난해 6월(66)보다 떨어졌다.
BSI는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박성빈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신흥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에 2월 들어 국제 금융시장 불안,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제조업 체감경기가 얼어붙었다”며 “특히 전자·자동차·금속가공 등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업황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24.0%), 불확실한 경제 상황(23.1%), 경쟁 심화(10.2%), 수출 부진(10.1%) 등을 꼽았다.
대기업의 은행 대출 연체율은 올 1월 1.14%로 2012년 8월(1.97%)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건설, 해운업 등 대기업들의 신규 연체가 크게 늘어난 반면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부실채권 정리가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역경제보고서’에서 “올 1, 2월 관광객이 많았던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경기 개선 흐름이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