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1-2014년 비교 노인 빈곤층 진입, 평균의 2배 넘어… 자영업자도 임금근로자보다 취약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가계금융·복지조사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과 2014년 3년간 빈곤층(중위소득의 50% 미만)으로 전락한 고령 가구는 전체 고령 가구의 18.2%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가구 평균 빈곤층 전락 비율(8.4%)의 갑절이 넘는 수치다. 1년 전 기준(2011∼2013년) 같은 조사(15.8%)와 비교해도 빈곤층으로 전락한 노인 비중이 2.4%포인트 올랐다. 노인 빈곤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든 고령층의 모습은 대부분의 소득 계층에서 확인된다.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4분위 계층(소득 상위 20% 이하∼40% 미만)에 속한 고령층 가구의 53.7%가 소득 수준이 하락했다. 3분위 계층의 45.5%가 1·2분위로 소득 계층이 떨어졌다. 고령층의 21.4%는 부동산과 금융 등의 자산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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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의 소득 감소는 자영업 부진과도 관련이 있다. 직장에서 은퇴한 뒤 자영업에 뛰어드는 중고령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내수 불황으로 자영업자의 소득이 감소했고, 자영업자의 연령대가 다른 직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게 고령층 소득 부진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영업자 가운데 3년 새 소득 분위가 하락한 가구의 비중은 28.4%로 임금 근로자(20.8%)보다 높았다. 자영업자 중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계층에서 소득이 올라 2분위 이상 계층으로 올라선 비율은 31.0%로 임금 근로자(40.9%)보다 낮았다. 자영업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소득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전년보다 1.9% 감소하며 통계 작성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편 2011년과 비교해 2014년에 소득 계층이 올라간 가구 비율은 23.1%, 벌이가 나빠 소득 분위가 떨어진 집은 21.8%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는 소득 분위가 상승한 비중이 21.7%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득 분배 수준이 개선되는 추세”라고 평가하며 “취약계층 지원대책을 늘리는 등 사회안전망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