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빚 갚는 데 쓴 소득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채무조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국내 적자가구의 가계수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 적자가구(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대비 부채차입 비율과 부채상환 비율을 분석했다.
전체 적자가구의 소득대비 부채차입 비율은 금융위기 이후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했다. 2009년 10.0%였으나 2013년 14.9%로 올랐고, 2014년 다시 11.1%로 하락했다. 소득수준별로 살펴보면, 소득상위 20%인 고소득층의 소득대비 부채차입 비율은 2009년 10.4%에서 2014년 17.8%로 7.8%포인트 올랐다. 반면 하위 20%인 저소득층의 비율은 같은 기간 13.9%에서 10.2%로 떨어졌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고소득층이 부동산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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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부채가 늘다보니 적자가구들은 금융위기 이후 식료품과 교육 부문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가구의 소비 품목 중 식료품 비중은 2009년 12.9%에서 2014년 12.3%로, 교육 지출은 2009년 15.6%에서 2014년 11.9%로 줄었다. 반면 교통 부문 지출은 2009년 16.2%에서 18.8%로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소득별로 보면 고소득층(소득5분위) 적자가구는 교통과 교육 비중의 지출이 크고, 저소득층(소득1분위) 적자가구는 식비, 주거·수도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 적자가구의 소비비중은 교통(36.7%), 교육(11.6%), 음식·숙박(9.1%) 순으로 나타났다. 2009년 23.3%였던 교통 부문 지출 비중은 2014년 36.7%로 오른 반면, 같은 기간 교육은17.1%에서 11.6%로, 음식·숙박은 10.0%에서 9.1%로 각각 5.5%포인트와 0.9%포인트 하락했다.
저소득층 적자가구의 지출 비중은 식료품(18.2%), 주거·수도(15.0%), 음식·숙박(10.7%), 보건(10.4%) 순으로 높았다. 금융 위기 이후인 2009년 식료품 소비 비중은 18.7%였으나 2014년 18.2%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거·수도는 14.7%에서 15.0%로, 음식·숙박은 9.7%에서 10.7%로 비중이 늘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자가구의 부채상환 부담이 금융위기 이후 커지고 있음을 고려해 종합적인 가계부채 해결책이 시급하다”며 “특히 부채상환 부담이 가계의 여력을 넘는 저소득 적자가구에 대한 채무조정 지원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계의 품목과 소득별 소비구조를 고려해 지원 대책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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