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조와 단조, 변박과 정박 사이를 출렁이며 멀미 일으키는 음표들의 항해. 그 해도(海圖)는 끝없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착시와 모순의 계단, 초현실주의 회화 속 위태로운 건축물을 닮았다.
못의 3집 ‘재의 기술’(2월 19일 발매·못 뮤직·사진)은 리더 이이언이 그간 구축한 이상한 예쁜 세계를 투과하고 반영한다. 4+3, 3+2, 4+5…. ‘잠들어 걷다’ ‘Merry-Go-Round’ ‘지난 일요일을 위한 발라드’가 박자표나 마디 수로 제시하는 절름발이 수식들이 ‘오 내 모자란 하나를 채우지 말아줘’(‘11 over 8’·2007년 못 ‘이상한 계절’)의 철학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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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점 만점에 7.9점)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