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號 미드필더 문창진
17일 경북 포항시 포항 스틸러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문창진은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반드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겠다”고 말했다. 포항=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림픽대표팀은 지난달 카타르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최종예선 엔트리는 23명인 데 비해 본선은 엔트리가 18명이다. 여기에 와일드카드 3명까지 영입되면 최종예선에 출전한 선수 중 많아야 15명만 브라질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최종예선에서 4골을 터뜨린 문창진도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2013년 20세 이하 월드컵을 앞두고 허리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경험이 있는 문창진은 “당시엔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이라며 마음을 다스렸지만 이번엔 다르다. 인생에 한 번뿐일지도 모르는 올림픽 출전의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일찌감치 엔트리 경쟁을 예고했다. 문창진은 “최종예선을 마친 뒤 신 감독님께서 ‘모두 내 자식같이 소중하지만 몇 명은 브라질에 함께 갈 수 없다. 소속 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면 뽑지 않을 테니 경쟁을 이겨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종예선 내내 동고동락한 선수들이지만 살가운 작별인사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창진은 “차마 ‘다시 만나자’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누군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을 때의 아픔을 알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서로 경쟁심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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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은 지난해 K리그 경기에서 부상해 5개월간 재활에 매달린 문창진을 최종예선 명단에 포함시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줬다. 문창진은 “올림픽대표팀의 ‘활력소’는 신 감독님이다. 감독님은 선수들의 귀를 깨무는 등 선수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그런 신 감독도 경기를 앞두고는 급격히 말수가 줄었다고 한다. 문창진은 “‘수다쟁이’인 감독님께서 긴장하시는 것을 보고 선수들끼리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최진철 포항 감독은 문창진에게 올림픽 최종엔트리 발탁의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 문창진은 “최종엔트리에 포함되기 위해선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잡아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아직 최 감독님께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다. 팀에서 제몫을 다해 감독님께 인정을 받겠다”고 말했다. 포항은 24일 중국 프로축구의 강호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치른다. 문창진은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해결사’ 역할을 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포항=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