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0] 새누리 23일부터 공천 자격심사
대화 한마디 안 나눈 이혜훈-조윤선 4·13총선 새누리당 공천 신청자 면접 사흘째인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 서초갑 예비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혜훈 전 의원, 조소현 변호사,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왼쪽부터)이 왼쪽 가슴에 이름표를 단 채 복도 대기석에서 순서를기다리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하지만 현역 의원들은 물론이고 정치 신인들도 대체 자격심사의 기준이 무엇인지, 자격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어떤 경선 룰에 따라 경선을 치른다는 건지 온통 헷갈리는 모습이다.
이 위원장은 “진짜 드러난 보물도 있고, 조금만 갈면 괜찮을 것 같은 원석 정도도 있다”며 “확실하게 정할 수 있는 곳부터 우선추천지역을 빨리 정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원 30%, 일반 국민 70%냐 여론조사 100%냐는 급한 게 아니다”며 “경선이 결정되면 얘기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1단계 자격심사-2단계 우선 추천-3단계 경선 방식 결정’ 절차를 밟겠다는 뜻이다.
현역 의원들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수도권 공천 면접에선 김을동 최고위원(서울 송파병)이 다른 예비후보들과 함께 면접을 치렀다. 김 최고위원은 순서가 줄줄이 밀리자 대기실 한쪽에 앉아 1시간 가까이 기다렸다.
그는 면접 도중 한 공관위원이 최근 논란이 된 여성 비하 발언에 관해 묻자 적극적으로 해명했다고 한다. 엄격한 자격심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경기 파주을)도 이날 자신의 지역구 면접 순서에선 후보자 신분으로 면접을 치르며 “역지사지하는 기분”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원외 예비후보들은 ‘깜깜이 당원 명부’를 받아 들고 현역 의원들과의 경선 방식이 “불공정한 게임”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면접을 치른 강석훈 의원(서울 서초을)은 “공천제도특별위원회에서 만든 공천 룰대로 당원 30%, 일반 국민 70% 경선 방식을 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당원 명부를 받아 전화를 돌려보니 3분의 1 가까이가 주소지가 잘못됐거나 당원이 아니라는 분들이 있었다”며 “공정한 경선을 위해선 여론조사 100%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후보자의 장점을 말해 보라’는 공통 질문에 어떻게 답했냐고 기자들이 묻자 이 전 의원은 “조윤선 후보를 닮고는 싶은데 ‘얼짱(미인)’이셔서 닮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다른 후보들이 이혜훈 후보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말한 게 ‘굉장히 저돌적’이라고 했고 나 역시 좋은 점으로 지적했다”고 답했다. 치열한 경선 구도를 대변하듯 둘 사이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둘은 결국 서로 한마디도 나누지 않은 채 면접장을 빠져나갔다.
공관위는 이날까지 수도권 58개 지역 230명의 공천 신청자 면접을 마무리하고 24일부터 충청권 면접을 이어갈 예정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