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폭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증권감독 당국의 최고 책임자가 전격 경질됐다. 중국 정부는 20일 샤오강(肖鋼·58)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을 해임하고 류스위(劉士余·55) 농업은행 이사장을 새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샤오 전 주석은 지난해 6, 7월 증시 급락으로 5조 달러(약 6150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사라진 데 이어 올해 초 또 주가 폭락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는 중국이 처음 도입한 ‘서킷브레이커 제도(주가지수가 일정 비율 이상 하락하면 거래를 정지해 투자자를 보호)’의 발동 조건이 지나치게 약해 오히려 주가 폭락을 부채질했다는 안팎의 비난을 샀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조용히 자리를 바꿔 책임을 물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관영 신화통신 보도를 통해 경질을 발표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증시 사태로 인해 초래된 당에 대한 충격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신임 류 주석 성 ‘류’는 증시 활황을 의미하는 ‘뉴(牛·황소)’와 발음이 같아 증시가 다시 활황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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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