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부터 정동영까지…좌우 뒤섞인 국민의당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손을 잡은 정동영 전 의원이 19일 페이스북에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왜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 연대했는지 생각해보라”는 글을 올렸다. 국민의당과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차단하며 안 대표와의 연대를 1997년 정권교체를 이룬 DJP 연합에 비유한 것이다.

그는 “문재인은 안철수와 연대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안철수와 연대에 성공하지 못해 실패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전북 순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을 ‘합리적 진보주의자’라고 규정하고 “합리적 진보가 중도를 포괄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며 “(국민의당에서) 호남정치 부활에 맨 앞장에 서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국민의당은 보수 성향의 이상돈 공동선거대책위원장부터 정 전 의원까지 좌우를 아우르는 진용을 짜게 됐지만 정체성 혼란이 극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경기 수원의 공군 부대를 찾아 “안보가 튼튼한 상황에서만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며 튼튼한 안보를 강조했다. 반면 정 전 의원은 같은 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제는 평화를 먹고 자란다”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룩할 정치세력은 북한궤멸론의 더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당임이 확인됐다”고 했지만 안 대표는 “생각과 이력이 다르지만 양당 기득권 담합 구조를 깨는 일에 집중할 때”라며 내부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차길호기자 ki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