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회연설/개성공단 중단]朴대통령 “기업손실 별도대책 마련” 입주기업인들 “새로운 내용 없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밝혔다. 이를 두고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돌이킬 수 없도록 ‘못질’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기대했던 입주기업들은 다소 실망감을 나타내면서도 추가 지원책이 나올 것을 기대했다.
박 대통령은 16일 국회 연설에서 “정부는 입주기업들의 투자를 보전하고, 빠른 시일 내에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갈 것”이라며 “남북경협기금의 보험을 활용해 개성공단에 투자한 금액의 90%까지 신속하게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체 부지와 같은 공장 입지를 지원하고,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박 대통령은 “현재 정부는 합동대책반을 가동해 입주 기업 한 분 한 분을 찾아다니며 일대일 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개성공단에서 남측 인력이 전원 철수한 지 닷새 만에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언급한 것은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을 일축하고 북한에 단호한 의지를 보이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개성공단에 전혀 미련이 없다는 점을 내비쳐 ‘남한 정부도 개성공단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북한의 오판을 사전에 막겠다는 것이다.
다만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오후 6시경 논평을 통해 “대통령께서 입주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진정성을 느낀다”며 “특히 손실 발생에 대해 별도로 신속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크게 기대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17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입주기업 비상총회도 ‘일단 정부의 지원책을 기다려 보겠다’며 연기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제단체들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의 단합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연설에 크게 공감한다”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