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이벤트 스키월드컵 개최…정선 알파인경기장 가보니
정선 알파인 경기장의 풍경(사진[1]). 현재 공정이 62%인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테스트 이벤트를 치르기 위한 최소한의 코스 조성은 마쳤지만 코스 이외의 부분은 가다듬어지지 않은 상태다. 피니시라인에 내려온 선수들은 사진 [2]처럼 허허벌판 같은 눈밭을 지나 선수 라운지에 도착한다. 사진 [3]은 아직 공사가 한창인 경기장 입구 쪽 모습.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제공·정선=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알파인 스키 종목 경기가 열릴 예정인 ‘정선 알파인 스피드 경기장’을 3일 찾았다. 미디어 숙소에서 강원 정선군 북평면에 자리 잡은 경기장으로 가는 국도 59호선은 손님맞이 공사로 분주했다. 이 도로는 국도 중 유일하게 비포장 코스가 있는 노선이다.
길만이 아니었다. 경기장도 여전히 곳곳이 비포장 상태였다. 선수들이 직접 경기를 치르는 ‘활강코스’는 인공 눈이 내려 앉아 흰색이었지만 나머지 구역은 가리왕산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승용차라도 한 대 지나가면 뿌옇게 먼지가 일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밝힌 현재 공정은 62%다.
FIS 관계자가 궁금증을 풀어줬다. 그는 “코스 상태만 괜찮으면 부대시설은 테스트 이벤트를 개최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전까지는 모두 이미 경기장이 있던 나라에서 겨울 올림픽을 열었기 때문에 경기장 완공이 덜 된 상태로 테스트 이벤트를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창올림픽조직위 관계자는 “국내에 다른 알파인 스키 경기장이 없었기에 부득이하게 코스 조성을 먼저 신경 썼다. 관중 접근이나 편의시설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경기장을 찾는 것도 어렵고, 경기장에 들어서고 나서도 비포장 언덕길을 30분 가까이 걸어 올라야 관중석에 앉을 수 있다. 조직위는 2년 뒤 올림픽 때는 주변 리조트와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경기장에 리프트 2개를 추가해 노약자나 어린이, 장애인들이 편하게 관중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래도 여전히 대중교통 문제가 남는다. 올림픽 때도 이 경기장으로 향하는 대중교통 노선이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아주 높다. 조직위 관계자도 “리조트 숙박객은 셔틀을 이용하면 되지만 당일치기로 방문하는 관중이 찾기에는 여전히 열악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참가 선수들은 코스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참가하는 국가대표 김현태(26·울산스키협회)는 이날 오전 자유(연습) 주행을 마친 뒤 “세계선수권대회나 다른 월드컵 때와 비교해도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며 “눈이 적당하게 얼어 있어 (스키를) 타기 딱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소치 올림픽 슈퍼대회전 금메달리스트 셰틸 얀스루드(31·노르웨이)는 “코스가 정말 좋다. 설질(雪質)이 ‘비버크리크’를 떠오르게 한다. 이런 경기장을 짓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이 열렸던 미국 비버크리크 리조트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스키장이다.
정선=임보미 bom@donga.com / 황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