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의 ‘권력은 국민에서’ 발언 겨냥… “헌법 1조 잘 지켜지고 있는데 헷갈려하는 사람이 있어”… TK서 수도권으로 眞朴지원 확대
새누리당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개소식 정치’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4일에는 수도권을 찾는다. 지난 닷새간 영남지역에 화력을 집중한 뒤 ‘진박(진짜 친박) 세력권’을 수도권으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이날 최 전 부총리가 찾는 곳은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사표를 낸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의 선거사무소다. 이날 국회 본회의가 열릴 수 있어 참석 여부는 유동적이지만 최 전 부총리가 개소식 참석을 약속한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분당갑의 현역 의원은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이다. 이 의원은 최 의원과 대척점에 서서 ‘TK(대구경북) 혈투’를 벌이고 있는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이다. 유승민과 가까운 의원들에 대한 ‘정밀 폭격’인 셈이다.
최 전 부총리는 3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다시 한 번 유 의원을 정조준했다. “‘대한민국 헌법 1조는 박근혜 정부에서 잘 지켜지고 있다”며 “헷갈려하는 사람이 있어서…”라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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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부총리는 또 “최근 대구 부산 경남 등을 찾아 민심을 들어보니 한결같이 ‘국회를 지금처럼 놔두면 대한민국 망한다’고 했다”며 “불행하게도 대구에서 현역 국회의원 교체 여론이 높았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개소식에서 ‘수의불이심(守義不移心·의리를 지키고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이라는 붓글씨를 썼다. 최 전 부총리는 이를 두고 “저게 다른 말로 ‘진실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계파 갈등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김무성 대표는 ‘침묵 모드’로 들어갔다. 그는 이날 ‘(최 전 부총리가) 현역 의원들의 경쟁자 개소식에 잇달아 참석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기자의 질문에 한동안 뜸을 들이더니 “그건 얘기하지 않겠다”며 입을 닫았다. 다만 이날 새누리당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에 참석해 “지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 누구나 새누리당의 후보가 돼 승리할 수 있다”며 “여성 가산점을 드리는 것 외에 도와드릴 길이 없다”고 말했다. 최 전 부총리의 적극적인 행보와 결을 달리한 것이다.
‘진박 후보 지원’에 대한 당내 반발은 계속됐다. 이날 신성범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은 최 전 부총리가 전날 강석진 전 거창군수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데 대해 “최 전 부총리의 자기 사람 심기 시도”라며 “유권자의 높은 정치 수준을 무시하는 행위로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송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