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노인 뇌전증 환자
100명당 3명꼴로 발병 60세 이상 환자수 매년 증가
노화현상과 비슷한 증상 보여 ‘페람파넬’ 성분 신약 도움
노인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노인성 질환도 역시 급증하고 있다. 과거에는 많지 않았던 질환이 급증하면서 주목을 받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뇌전증(간질)이다.
일반인이 흔히 ‘간질’로 알고 있는 병의 정확한 명칭은 뇌전증이다. 원인으로 뇌중풍(뇌졸중), 뇌종양, 뇌 감염, 뇌의 퇴행성 질환, 머리 외상이 꼽히지만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 사람에게 생기는 게 아니라 의외로 쉽게 볼 수 있는 일반적 질환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에게 잘못된 정보가 많이 퍼져 있다. 불치병이다, 유전된다, 전염될 수 있다 등이다.
이런 전류의 발생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수년간 한 번도 안 나타나거나 1년에 한두 차례 나타난다. 증세는 뇌 전류가 형성되고 영향을 미치는 부위에 따라 아주 다양할 수 있다. 잠깐 동안 정신없이 주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 증세다. 이때 엉뚱한 행동이나 말을 한다. 균형을 잡지 못하면 쓰러질 수 있다. 노인들은 뇌신경 세포손상 및 퇴행, 여타 신경계 질환으로 인해 뇌전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뇌전증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대개 노인들의 손 떨림, 기억장애 등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노인 뇌전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뇌전증으로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정신이 멍하거나, 반응 속도가 늦는 등 일반 노화와 비슷한 증상이 많다. 특히 한 팔을 흔든다거나,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떠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비슷한 증상이 있는 노인이라면 뇌전증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노인 뇌전증 환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뇌전증 환자 수는 매년 8% 정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전체 뇌전증 환자 증가율(2%)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80세 이상 뇌전증 환자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치매, 당뇨병 등 다른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은 뇌전증 약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일부 뇌전증 치료제는 장기 복용할 경우 인지 저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처방과 약 복용 지시를 따라야 하는 이유다.
임상시험 결과 인지 저하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1일 2회 복용해야 하는 기존 약들과는 달리 하루 한 번만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약 먹는 것을 잘 잊어버리는 노인들에겐 호재다. 뇌전증은 불치의 병이 아니다. 약물 치료만으로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필요할 경우 수술 등을 통해 완치할 수도 있다. 이번 설날에 부모님의 행동을 잘 관찰해 보자. 조기발견을 통해 뇌전증을 완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