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DJ 계승’ 경쟁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3남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53)가 24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권노갑 전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DJ의 마지막 비서실장인 박지원 의원이 탈당한 상황에서 홍걸 씨 입당으로 야권에서는 ‘DJ 유훈(遺訓)’을 둘러싼 싸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표 측은 지난해 9월부터 홍걸 씨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동교동계의 반대 등으로 한동안 영입 작업은 지지부진했다. 이후 DJ 부인 이희호 여사가 안철수 의원 지지 발언을 했다는 이달 초 일부 언론 보도를 계기로 기류가 바뀌었다. 당시 홍걸 씨는 “어머니께 확인했더니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 위해 더민주당 전병헌 최고위원에게 직접 연락했고, 이후 입당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권 전 고문에 이어 22일 박 의원까지 탈당하면서 문 대표 측이 최고위원들을 통해 급하게 움직였다”고 귀띔했다. “DJ의 뜻은 우리에게 있다”며 ‘맞불’을 놓기 위해서다. 홍걸 씨는 이날 “더민주당은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이 합쳐진 60년 야당의 정통 본류”라며 “더 이상 아버님과 호남을 분열과 갈등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안 의원 측을 비판했다.
문 대표는 홍걸 씨 입당에 대해 “원심력은 끝나고 이제부터 구심력이라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전날 전국호남향우회연합회 회장 이·취임식에도 참석해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아들 현철 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철 씨는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야당의 경남지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현철 씨 영입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 대표는 “영입은 계속 기대를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아직까진 부정적이지만 더민주당이 총선 직전 ‘야권 통합’ 카드로 두 사람을 앞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