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슬립 소재로 22일 시작한 드라마 ‘시그널’. 현재의 이제훈 김혜수와 과거의 조진웅 김혜수(위부터 시계방향)가 15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사진출처|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쳐
MBC 웹드라마 ‘퐁당퐁당 러브’ 인기 이어
tvN ‘시그널’ 2회 시청률 7.3%…대박 조짐
하반기 ‘보보경심:려’ ‘사임당’도 안방 공략
이번에도 통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 슬립’(time slip)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흥행으로 직결되는 ‘킬러 콘텐츠’로 다시 자리 잡아가고 있다. 3∼4년 전 안방극장에 유행처럼 번졌던 타임 슬립은 올해 다시 열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혜수 주연의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은 22일 첫 회에서 6.3%(닐슨코리아·유료가구 기준), 2회 7.3%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김혜수의 열연이 돋보였지만, 배터리 없는 무전기를 통해 1990년대와 2015년을 이어주는 극적 장치로 시선을 모았다. 15년 전 과거에 있는 형사 조진웅과 현재의 프로파일러 이제훈이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며 사건을 막기 위해 박진감 넘치는 사투를 벌인다.
여세를 몰아 하반기에는 두 편의 타입 슬립 드라마가 안방 공략에 나선다. 이준기와 아이유, 엑소의 백현 등이 출연하는 SBS ‘보보경심:려’는 현대에서 고려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동명의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아이유가 고려 태조 왕건의 아들과 사랑을 펼칠 예정이다. 이영애도 ‘타임 슬립’을 타고 1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 그는 9월 방송예정인 SBS ‘사임당, 허 스토리’를 통해 조선시대와 현재를 오간다.
과거 한 차례 안방극장을 쓸고 간 ‘타임 슬립’이 다시 유행하고 인기를 얻는 것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판타지 효과 덕분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은영은 24일 “타임 슬립은 극적 효과를 주면서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가기 위한 장치로는 최고의 수단”이라면서 “힘든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현대인들의 욕망이나 바람이 담길 수 있다. 그로 인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