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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써봤어요]SKT 기획 스마트폰 ‘쏠’

입력 | 2016-01-22 03:00:00

고화질 게임 90도 회전하며 척척… 대화면 폰 중 가장 가벼운 134g
전면 상하단에 스피커 각각 2개… 지문인식 등 고급기능은 없어
보조배터리 - JBL이어폰 매력




SK텔레콤이 22일 출시하는 첫 단독 기획 스마트폰인 ‘쏠(SOL·사진)’을 써봤습니다. SK텔레콤은 TG앤컴퍼니와 공동 기획하고 대만 제조사 팍스콘이 생산했던 스마트폰 ‘루나(LUNA)’를 지난해 9월 내놨는데요,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 15만 대를 보일 정도로 히트를 치자 자신감을 얻은 듯합니다. 이번에는 초기 기획 단계와 디자인 구상, 마케팅 전반을 직접 맡고 제조만 중국 회사인 TCL알카텔에 넘겼습니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주력 스마트폰을 자체 기획해 해외 제조사에 생산만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선불(Pre-paid) 및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한 해외에선 쉽게 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이동통신사가 화이트라벨(상표를 부착하지 않고 판매하는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중소 제조사와 손잡고 자사(自社) 브랜드만 붙여 스마트폰을 내놓는 것이죠. 글로벌 1, 2위 제조사인 삼성 애플 의존도를 낮추고 틈새시장을 개척하려는 포석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인 영국의 보다폰(Vodafone)입니다. 2010년대 초반부터 보다폰은 ‘스마트 파워’ 시리즈를 필두로 자체 기획 스마트폰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에도 보다폰은 자사의 따옴표 로고만 찍힌 10만 원대의 ‘스마트 프라임’ ‘스마트 울트라’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화웨이는 2009년 화이트라벨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으로 제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루나에 이어 쏠이 성공한다면 국내 이동통신사가 제조 단계까지 뛰어드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쏠은 준(準)프리미엄급 스펙을 갖췄지만 출고가는 39만9300원으로 루나(44만9900원)보다 5만 원가량 쌉니다. 지원금을 받으면 ‘밴드 데이터 42(월 4만2000원)’ 요금제 기준 18만7700원, ‘밴드 데이터 59(월 5만9000원)’ 기준 11만64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눈에 띄게 슬림합니다. 국내에 출시된 5.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 중 가장 가벼운 134g로 감자칩 큰 봉지(137g)보다 가볍습니다. 전면에 보이는 액정 화면이 본체에서 살짝 돌출돼 있는 느낌도 독특합니다. 전면 상하단에 스피커가 2개씩 설치돼 사운드 출력도 좋습니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현재 최고 수준인 퀄컴 옥타코어가 들어갔습니다. 넥슨의 ‘히트’, 넷마블의 ‘레이븐’ 등 최신 고사양 롤플레잉(RPG) 모바일 게임이나 유튜브의 고화질 영상을 돌려 보는 데도 무리가 없습니다. 90도 화면 회전뿐 아니라 180도로 상하를 뒤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지문 인식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갖춘 고급 기능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일체형 배터리라는 점도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10400밀리암페어시(mAh) 대용량의 보조배터리와 글로벌 음향 기업 하만의 JBL 이어폰이 함께 제공됩니다. 평소 휴대전화와 음원을 많이 사용한다면 만족감은 꽤 클 것 같습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