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언론이 올해 주목하는 소설 ‘미망인’
부유한 의사 부모 아래에서 평화롭게 자란, 금발에 파란 눈을 한 예쁜 소녀의 실종은 영국 미디어의 큰 관심을 끌었다. 포르투갈 경찰은 우왕좌왕하며 초동 수사와 증거 수집에 실패했다. 영국인들의 항의에 결국 영국 경찰이 포르투갈로 급파됐지만 사건은 아직까지도 미제로 남아 있다. 매들린의 엄마 케이트 매캔이 2011년 출간한 ‘매들린’은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됐고 아직까지도 많은 영국인은 매들린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라고 믿는다.
‘매들린 매캔 사건’을 연상시키는 듯한 소설이 출간돼 새해 벽두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자인 피오나 바턴의 작가 데뷔작 ‘미망인’이다. 지난해 런던 도서전에서부터 화제를 모으며 영국 미국 등 22개국에서 출간하기로 결정된 이 소설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텔레그래프 등에서 범죄 사건을 취재했던 바턴의 의문에서 시작됐다. ‘범인의 가족, 특히 부인이나 남편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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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처음 벨라의 실종 신고를 받은 스파크스 형사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특히 벨라의 엄마가 남자관계가 복잡한 어린 미혼모에 두 살짜리 아기를 남겨두고 차를 마시러 부엌으로 갔다고 진술한 점에서 더욱 그랬다. 하지만 혹시나 모를 소아성애로 초점을 옮겨 조사를 시작한 후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자가 떠오른다. 글렌 테일러였다.
유괴나 소아성애는 스릴러물에서 흔히 다루는 주제지만 ‘미망인’이 영국인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심리를 무엇보다 잘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미혼모는 처음엔 죄책감에 시달리지만 곧이어 쏟아지는 미디어의 관심을 사뭇 즐긴다. ‘착한 아내’ 역할을 해온 미망인은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옥죄고 있던 마음의 짐을 풀고 숨겨진 속내를 드러낸다. 가볍게 여겼던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악한 형사는 자신의 안이함이 한 아이의 생명을 빼앗은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빠진다.
‘매들린 사건’ 이후 한층 더 유괴 사건에 민감해진 영국인의 정서를 잘 보여주는 예일까. 가디언과 선데이타임스 등 영국 유력 일간지들은 ‘올해 주목해야 할 소설’ 가운데 하나로 이 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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