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임병욱. 스포츠동아DB
“이병규 전성기 모습…톱클래스 재목”
고졸 3년차 넥센 임병욱 성장 호언장담
넥센 염경엽(48) 감독의 육성론은 뭔가 특별하다. 시즌 전부터 키울 선수 한 명을 지목한다. 그리고 “넥센 주전이 아닌 리그 톱클래스를 꿈꾸라”고 주문한다. 이를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큰 동기부여가 되지만, 책임감도 따른다. 우완투수 조상우(22)와 유격수 김하성(21)이 좋은 예다. 둘 다 입단 2년차에 알을 깨고 나왔다. 둘의 잠재력을 알아본 염 감독은 입단 첫해부터 1군에 동행시켰다. 직접 보고 배우라는 메시지였다.
효과가 있었다. 입단 첫해 5경기 등판이 전부였던 조상우는 2년째인 2014년 48경기 6승2패11홀드, 방어율 2.47의 쾌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하성은 입단 첫해 60경기 출전이 전부였으나,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도약해 140경기에서 타율 0.290에 19홈런 73타점 22도루의 성적을 거뒀다. 골든글러브와 신인왕 후보에 오르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강정호(29·피츠버그) 공백을 지우기에 충분했다.
염 감독은 14일 “무엇보다 임병욱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며 “넥센의 스타를 넘어 리그 톱클래스로 성장할 자질이 충분하다. 나는 선수를 키울 때 롤모델을 설정한다. 임병욱에게는 이병규(42·LG 9번)의 전성기 모습을 봤다. 계획대로 성장하면 이병규처럼 클 수 있다. 그 잠재력을 보고 키우는 것이다. 잘하면 3∼4년 후에는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찍은 선수는 확실히 밀어준다. 염 감독은 “(임병욱이) 올해는 어떻게 하든 꾸준히 기회를 줄 것”이라며 “1년 만에 선수가 만들어지진 않는다. 김하성과 조상우도 1군과 따라다니는 시간을 거쳤다. 지난해 임병욱도 그랬다. 주축 선수들이 이탈해 어렵지만,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한다. 선수나 감독, 코치 모두에게 기회다. 이럴 때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