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의 김하늘
평소 ‘대체 불가’라는 말을 듣기 좋아한다는 김하늘은 “앞으로도 ‘김하늘 아니면 안 돼’라는 소리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배우 김하늘(38)이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7일 개봉·15세 이상)로 돌아왔다. 2011년 ‘너는 펫’ 이후 5년 만의 영화 출연이다. 이번 영화에서 제작자로 데뷔한 정우성(43)과 멜로연기를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김하늘을 만났다.
‘나를…’은 교통사고로 지난 10년 동안의 기억을 잃은 뒤 이를 되찾으려 하는 연석원(정우성)과 비밀 많은 여자 김진영(김하늘)의 사랑 이야기다. 김하늘은 “지금까지 ‘이번에는 뭘 해야겠다’고 마음먹지 않고 상황에 따라 작품을 선택해 왔다”며 “이번 영화도 미스터리가 가미된 ‘흑백 톤’과 같은 독특한 전개에 끌렸다”고 말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촬영까지 2년 가까이 흘렀고 그사이 다른 작품 제의도 들어왔지만, 그는 모두 고사하고 ‘진영 앓이’만 하며 배역에 빠져들었다.
제작자와 직접 연기호흡을 맞춘다면 부담이 있을 법도 하지만, 올해로 데뷔 20년이 된 그에게는 여유가 있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촬영을 기다리다 겨울이 와서 ‘우성 오빠, 겨울 신이 찍고 싶어요’라고 장난스럽게 전화했다”며 “촬영 중 커플티를 입고 수줍음 타는 우성 오빠를 보고 마냥 재미있어 물개박수도 쳤다”고 했다.
결혼(올해 3월 예정) 전 마지막 멜로여서 그랬을까. 그에게 이 영화의 의미는 남달라 보였다. “촬영 내내 날씨도 유난히 좋았어요. 아기같이 순수한 석원과 데이트하는 장면 등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아요.” 촬영 막바지에는 한 장면 한 장면 카운트다운을 하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