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 이후] “한국계 김동철씨 간첩혐의 억류, 北中무역 종사… 2015년 10월 체포” CNN과 인터뷰 주선 ‘협박 외교’
북한은 이날 평양에 체류 중인 미국 CNN 방송 기자를 한 호텔로 불러 김동철 씨(63·사진)와의 인터뷰를 주선했다. 2014년 11월 케네스 배 씨(47) 등 미국인 3명이 석방된 뒤 북한에 미국 국적자가 억류돼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은 김 씨가 처음이다.
김 씨는 CNN에 자신이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살았으며 2001년에 중국 옌지(延吉) 시로 이주해 와 북-중 무역과 호텔 사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또 2013년 4월부터 한국의 ‘보수 인사’들에 포섭돼 북한의 주요 군사 시설과 경제난 상황 등을 담은 사진을 수집해 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여러 한국인에게서 북한 정권을 증오하도록 세뇌당했고 지금까지 공작금으로 5300달러(약 640만 원)를 받았지만 돈 때문에 스파이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한국 정부가 나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김 씨는 “북한이 수소탄을 만든 것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종식시키기 위한 것이며, 지금이야말로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정책을 바꾸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마치 북한 정권을 대변하는 듯했다. 억류된 신분임을 감안할 때 북한이 시켰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캐나다인 임환수 목사(61) 인터뷰도 이날 CNN이 보도했다. 특대형 국가전복음모행위로 지난해 12월 무기노동교화형(종신노역형)을 선고받은 임 목사는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6일, 하루에 8시간씩 교도소 과수원에서 사과나무를 심을 구덩이를 파고 있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