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일 대한신생아학회 회장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런 고령화사회에서 이른둥이(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난 미숙아를 부르는 새 이름) 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이른둥이의 출생 구성비는 전체 출생아의 6.3%(3만356명)였다. 2002년 4.4%였던 것에 비하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보다 일찍 저출산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은 2006년에 그 비율이 10%에 달했고, 미국에서는 2000년에 이미 11.6%에 달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앞으로 우리나라의 이른둥이 출생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이른둥이를 건강하게 양육하는 것이 한국의 미래 과제다.
하지만 현재 이른둥이 지원은 미미하다. 지난 수년간 정부의 이른둥이 지원 프로그램은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입원 시 제공되는 ‘미숙아 및 선천성 이상아 지원사업’이 유일했다. 2014년 9월부터 ‘생애주기별 필수의료 서비스 보장 강화’ 사업에 따라 NICU 건강보험 지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모두 NICU에 입원할 때로 한정돼 있다.
광고 로드중
대한신생아학회에서 2015년 전국 주요 병원 이른둥이 가정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NICU 퇴원 후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감이 크다고 답했다. NICU 퇴원 후 2년간 가장 많이 발생한 의료비 지출은 외래 진료, 재입원, 예방접종, 재활치료 순이었으며, 외래 진료비로만 지불한 비용이 1000만 원을 초과한 경우도 11.2%에 달했다. 이른둥이 가정의 건강보험 본인 부담금을 대폭 줄여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른둥이들은 폐·호흡기 관련 질환을 가장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 예방 주사를 국가 차원에서 전액 부담한다면 NICU 퇴원 후 발생하는 의료비 부담의 주요 요인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 기술 발전으로 이른둥이들은 생후 2, 3년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은 시급하다. 이른둥이들이 든든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건강하게 자란다면 한국의 미래를 밝게 만들 것이다.
김병일 대한신생아학회 회장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