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부산 비행 20분만에 되돌아가 바람소리 추정… 승객 두통-귀 통증 163명 대체기로 15시간 늦게 도착… 제주항공 이어 열흘만에 또 사고
필리핀 세부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저비용 항공사 진에어의 여객기가 이륙 후 출입문이 꽉 닫히지 않는 어이없는 결함으로 세부로 회항했다. 최근 저비용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안전사고와 결항이 잇따르자 정부도 일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3일 진에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현지 시간) 세부 막탄 공항에서 이륙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진에어 LJ038편(보잉 737-800기종)의 왼쪽 앞 출입문에서 소음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이륙한 지 20∼30분 만에 약 1만 피트(약 3048m) 상공에서 조종사가 회항을 결정했고, 여객기는 이륙 후 40여 분 만에 막탄 공항으로 되돌아왔다. 이 여객기에는 승객 163명이 타고 있었다.
진에어는 출입문이 꽉 닫히지 않아 틈이 생기면서 바람 소리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내 압력 조절에 이상이 발생하며 일부 승객이 머리와 귀의 통증을 호소했고, 특히 출입문 쪽에서 굉음이 들려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진에어 측은 “기내에서 회항 상황에 대해 수차례 자세히 설명했고, 회항 후에도 모든 승객을 호텔로 안내했다”며 “승객 중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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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당 여객기의 정비 이력과 운항 절차 등을 조사하겠다”며 “이달 중 저비용 항공사 전반의 안전관리 실태와 규정 준수 여부를 일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2월 23일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기내 압력을 조절하는 ‘여압장치’ 이상으로 여객기가 급강하해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고, 이 사고의 여파로 운항 일정이 무더기로 늦어졌다. 또 지난해 12월 31일에는 김포에서 일본 도쿄(東京)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 이상으로 오사카에 비상착륙하기도 했고, 이날과 다음 날인 1일에는 에어부산과 에어아시아 여객기가 정비 중 결함이 발견돼 결항하기도 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김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