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진해만 일대가 황금어장 … 회보다는 대구탕으로 먹어야 일품
회귀성 어류인 대구는 냉수성 어종으로 11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잡힌다. 대구는 수심 45~460m 바다에서 무리지어 지내다 겨울철 산란기에 맞춰 진해만 연안까지 다가온다. 성어로 취급되는 대구는 부화 후 만 4년을 넘긴 시점에 60~70㎝에 이른다. 6년을 넘기면 1m 가까이 자란다. 어민들은 성어 대구만 어획하며, 작은 것은 자원 보호를 위해 방류한다.
대구(大口)는 대구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입이 크고 닥치는 대로 잘 먹어 이같은 이름을 얻게 됐다. 살이 담백하고 고소해 동서양 가릴 것 없이 인기가 좋다. 한때 전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이를 만큼 어획됐지만 나라마다 관련 대책을 세우고 어획을 제한한 덕분에 상황이 나아졌다. 국내에서도 1월 한달은 수정란 방류와 함께 금어기로 설정돼 있다. 이 시기에는 매일 700마리 가량만 잡을 수 있는 쿼터제가 시행된다.
대구는 1950년 이전에는 흔한 생선이었다. 하지만 무자비한 어획으로 인해 씨가 말라 1950대 이후에는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 귀한 몸이 됐다. 1992년 대구가 한창 잡히지 않을 때 경남 거제시 항구에서는 70㎝ 크기의 대구 한 마리가 6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수산기관의 노력으로 어획량이 늘기 시작했다.
거제시호망협회 관계자는 “대구 어획량이 늘어난 것은 1981년부터 매년 벌여온 수정란 방류사업 덕분”이라며 “거제수협은 2013년까지 수정란을, 경남수자원연구소에서 인공생산에 성공한 치어를 방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수온이 높은 탓에 어획량에 절반에 불과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잡이는 새벽부터 이뤄진다. 어민들은 어장에 설치한 호망(대구를 유인하기 위해 그물을 길게 놓고 끝에 둥그런 통그물을 붙인 것)을 걷어 올려 대구를 어획한다. 호망은 통그물의 모양이 항아리(壺)처럼 생겨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야행성인 대구는 밤에 돌아다니다가 호망에 걸리게 된다.
대구는 겉모습만 보고는 암수 구별이 어렵다. 직접 배를 눌러 이리(생선 정액)가 나오면 수컷, 불그스름한 알이 삐져 나오면 암컷이다. 다른 생선과 달리 수컷이 암컷보다 인기가 좋다. 이는 경남 지역에서 주로 먹는 대구탕의 영향이다. 수컷 뱃 속에 담긴 내장(곤이) 때문에 대구탕의 국물은 뽀얗다. 시원하고 얼큰한 맛에 약주가들 사이에서 대구탕은 겨울철 최고 술안주로 꼽힌다.
대구는 100g당 단백질 17.6g, 지방 0.5g, 회분 1.2g 등을 함유하고 있다. 주요 무기질 성분으로 칼슘 64㎎, 인 197㎎, 비타민C 1㎎, 니아신 2.4㎎ 등이 들어 있다. 글루타민산, 글리신 등 아미노산과 이노신산은 대구탕 특유의 시원한 맛을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구 곤이에는 혈압 강하효과를 지닌 펩타이드가 포함돼 있다.
취재 = 현정석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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