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문학동네소설상 ‘소각의 여왕’ 펴낸 이유 작가
소설 ‘소각의 여왕’을 낸 작가 이유 씨는 “쓸모없는 것들을 통해 삶의 속살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소설 속 고물상과 유품정리사, 소설가가 닮았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소각의 여왕’은 고물상을 운영하는 지창과 유품정리사인 그의 딸 해미의 이야기다. 고물상과 유품정리사 모두 버려진 것들을 다루는 일이다. 작가는 두 인물을 통해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는 물품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새롭게 태어나도록 돕는다. 작가는 “세상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저마다의 반짝거림을 갖고 있다”면서 “그걸 드러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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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했던 뒷얘기도 있다. “공모 마감 하루 전인데 자신이 없어 도저히 작품을 못 내겠더라고요. 작품 소재처럼 작품이 쓰레기 같은 건 아닌지 무척 고민했어요. 인터넷으로 계속 자료를 열람했던 유품정리사를 직접 찾아갔어요. 하루 전에!”
그는 “정말 괜찮은 ‘틈새시장’에 종사한다”던 유품정리사를 3시간 넘게 만나며 작지만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유품정리사의 개인적인 아픈 과거를 작가가 잠시나마 붙잡았던 것.
“유품정리사 스스로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두운 과거였어요. 자세히 물을 수 없었지만…. 작가라는 게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가는 걸 볼 수 있는 사람이고, 소설이란 게 그걸 보여주는 것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유 씨가 마음을 추슬러 작품을 낸 계기다. 덕분에 올해 한국문학은 선도 높은 장편을 하나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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