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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시모집에서도 많은 대학이 수능 성적만 반영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고려대, 연세대(서울), 이화여대 등 일부 대학은 수능과 학생부 성적을 합산하여 반영하나 학생부 반영 비율이 10∼20%로 낮다. 석차등급에 따른 반영 점수 차도 작기 때문에 학생부의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한 전형은 같은 수능 성적이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진다. 지원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을 꼼꼼하게 분석하여 합격 가능성을 가늠해야 한다.
단순히 수능 총점이 같더라도 대학에서 반영하는 영역별 가중치, 가산점, 활용 지표 등에 따라 최종 반영 점수가 달라진다.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능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 등 4개 영역 성적을 모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 및 지방 사립대를 중심으로 3개 이하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 3개 영역을 반영하던 이화여대 건강과학대도 올해는 4개 영역으로 수능 반영 영역 수를 늘렸다. 숙명여대 통계학과는 △국어, 영어 중 택1 △수학 △탐구영역을 반영하므로 국어나 영어 성적 중 하나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도 지원이 가능하다.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탐구 과목별 유불리를 보정하기 위해, 백분위를 활용한 대학 자체 변환점수를 쓰기도 한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1, 2점으로도 당락이 바뀌는 데다 백분위 100∼96점의 최상위권에서 변환표준점수의 점수 차가 상대적으로 크게 벌어지므로, 대학 자체 변환점수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각 대학의 탐구 영역 변환점수도 반드시 확인하고 유불리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는 특히 과학탐구 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자연계열에서 탐구 영역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 탐구 점수를 더 면밀히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중위권 수험생의 경우, 교차 지원 변수에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주요 대학은 계열별 수능 응시 유형을 달리 지정하고 있어 교차 지원이 불가능하지만 예외가 있다. 융합학문을 다루는 학과나 합격 점수가 높지 않은 중하위권 자연계열 학과 가운데 일부는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해 인문계열 학생들의 교차 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중하위권 대학은 국어와 수학 응시 유형을 지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영역별 응시 유형에 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단, A형과 B형을 모두 반영하는 경우에는 B형에 가산점이 부여되기도 하므로 A형 응시자는 가산 비율을 잘 따져봐야 한다. B형 가산점을 극복할 수 있는지 냉정히 판단해 지원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