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Health&Beauty]‘박애정신’이어온 의료인 산실… 해외 보건의료 원조도 앞장

입력 | 2015-12-16 03:00:00

[베스크 클리닉]고려대 의대
국내 최초 세계의학교육연맹 WFME 기준 의과대학 평가 통해
세계적 반열 올리기 위한 초석 다져… 사회적 약자 위하는 건학이념 전승
다양한 교양교육으로 인성 함양 국제의학 네트워크 구축 등 고대 의대만의 장점 높은 점수




7일부터 4박 5일간 고려대 의대 시스템 전반을 둘러본 마이클 필드 AMEWPR 평가단장이 고려대 의대 커리큘럼과 역량에 대해 총평을 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 제공

국내 대표적인 의과대학으로 성장해온 고려대 의대가 최근 국내 최초 세계의학교육연맹 WFME(World Federation of Medical Education) 기준 의과대학 평가를 신청해 WFME 산하 단체인 서태평양의학교육협회(AMEWPR)로부터 평가를 받았다. 한국이 속한 AMEWPR은 네덜란드, 타이완 등 다양한 국가의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외부평가로 진행했다.

고려대 의대 관계자는 “WFME 기준으로 실시되는 AMEWPR 외부평가는 기존 의과대학 평가와 달리 각 항목에 대해 구체적이고 세밀한 평가가 이뤄져 고려대 의대의 수준을 국제적 수준에 견줘 제대로 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설립정신 이어가는 교육과정과 병원 운영

AMEWPR 평가단이 고려대 의대에 대해 가장 높게 평가한 부분은 건학이념 및 설립정신을 교육과정과 병원문운영에서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고려대 의대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의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 순수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최초의 의학 교육기관이다. 1928년 설립된 ‘조선여자의학강습소’가 고려대 의대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고려대 의대의 전통은 산업화 시대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의료 소외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구로공단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 인근에 대형 부속병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려대 부속병원들은 국가 재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나서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의 경우 지난해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단원재난의학센터를 세워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덜어줬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올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졌을 때 국가 지정 거점 병원이 아닌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메르스 환자들을 돌봤다.

또 고려대 안암병원은 북한과 관련된 의료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고, 북한 이주민에 대한 무료 검진과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설립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고려대 의대 관계자는 “박애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위한 의료 활동을 적극 펼치는 건 고려대 의대의 자랑스러운 전통이며 학풍”이라고 말했다.



학생 인성교육에서 특화된 프로그램 운영

고려대 의대는 이번 평가 중 의사가 갖추어야할 인성을 함양하는 부문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2014년 기준 고려대 의대의 의예과 교육과정은 총 학점의 66.7%를 교양교육으로 구성했다. 본격적인 전공교육에 앞서 인문학, 사회과학, 문화 등의 소양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특히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생각의 향기’ 프로그램은 다양한 인사들의 강의를 통해 의사로서의 책임감과 정체성을 배우도록 하는 과정으로, 다른 의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또 의학교육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4월 여는 ‘감은제(感恩祭)’도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큰 역할을 한다.

학생지도를 위해 학생과 교수 간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것도 고려대 의대의 특징이다. 통상 지도교수제는 학년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고려대 의대는 개인별, 그룹별, 학년별로 지도교수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철저한 학생 관리와 지도가 가능하다.

의학 교육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의학교육센터’를 설립했고, 학생들이 관심 있는 과제를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생연구지원사업’을 운영하는 것도 고려대 의대의 장점으로 꼽힌다. AMEWPR 평가 과정에서 부속병원을 통해 다양한 임상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국제교류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 늘어나

한편 고려대 의대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국제 의학교육 네트워크 구축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연구중심대학협력네트워크인 ‘Universitas21(U21)’의 회원인 고려대 의대는 간호대학, 보건과학대학, 임상치의학대학원, 약학대학과 공동으로 다학제간교육, 연구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U21은 유엔 새천년 개발선언에 따른 ‘새천년 개발목표 달성 및 실천(UNMDG Project)’을 위한 단체로 보건의료 분야의 국제문제 해결과 저개발국에 대한 보건의료 원조를 시행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글로벌 의식 고취, 학교의 해외 봉사에 크게 기여하는 활동”이라며 “지속적으로 의료진과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는 노력을 통해 학교의 국제적인 브랜드 가치도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추어 고려대 의대는 2012년부터 진행해온 해외 의료봉사 활동에 학생들과 의료진의 참여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