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만 연계해 결정하던 방식 대신 유로화 등 13國 통화와 연동해 산정”
중국이 위안화 환율 결정 시스템을 바꿔 자의적인 평가절하 의혹을 사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의도를 나타내 주목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11일 홈페이지에 ‘위안화 환율은 바스켓 통화를 통해 봐야 한다’는 글을 통해 앞으로 위안화 가치 평가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위안화 가치를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로만 평가해 왔지만 앞으로는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13개 교역대상국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 지수를 통해 산정하겠다는 것. 런민은행은 “바스켓 통화 지수가 시장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면서 “위안화 가치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위안화 환율 결정에서 달러의 연관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은 결국 위안화의 추가 가치 하락을 이끌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상황에서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라는 것.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미 달러화 대비 3.77% 떨어졌지만 런민은행이 발표한 바스켓 지수로 보면 2.93% 오른 것으로 산출된다. 이런 논리하에 위안화 가치를 절하해도 인위적 절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FT는 “중국은 수출 활성화를 위해 위안화 약세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는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를 위한 사전 포석의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