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으로 번진 ‘야스쿠니 폭발물 사건’… 상자에 日 혐한단체 이름 적혀 폭발물 처리반 출동 한때 긴장… 한국 정부 “공관-교민보호 강화”
배설물 상자에 日극우단체 쪽지 12일 일본 요코하마 한국총영사관 주차장에서 발견된 배설물 상자. ‘야스쿠니 폭파에 대한 보복’이라고 적혀 있다. 주요코하마 한국총영사관 제공
12일 오전 9시 15분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 요코하마(橫濱) 시의 주요코하마 한국총영사관 주차장에서 가로 20cm, 세로 30cm, 높이 10cm 크기의 상자가 발견됐다. 요코하마는 일본 제2의 도시이며 총영사관은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테이프로 밀봉된 상자 앞면에는 일본어로 ‘간코쿠진에 의한 야스쿠니 폭파에 대한 보복입니다(姦酷塵による靖國爆破への報復です)’라고 씌어 있었다. 맨 앞에 ‘간코쿠진’은 본래 한국인을 뜻하면 ‘韓國人’이라고 써야 하는데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음차해 악의적인 한자만 골라 조합해 의도를 드러냈다. 글귀 마지막에는 일본 내 혐한 단체인 ‘재특회(在特會·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재특회는 2007년 1월에 발족한 단체로 그동안 일본 내 한류의 거점이라 불리는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 거리 시위를 주도하는 등 혐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수상한 물건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총영사관 직원의 신고를 받은 일본 경찰은 폭발물 처리반을 출동시켜 상자를 수거했지만 상자에는 폭발물 대신 건조 상태의 배설물이 들어 있었다. 영사관 측은 “외형상 인분인 것으로 보이며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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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사히신문은 12일 야스쿠니신사 폭발물 설치 사건과 관련해 “현장에서 발견된 파이프 안에서 화약의 원료인 질산칼륨이 검출됐으며, 현장에서 발견된 전선 등은 용의자 전 씨가 재입국할 때 가져온 것과 같은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