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악단 베이징에서의 55시간
이들은 11일 오후에는 공연을 할 국가대극원에서 첫 리허설을 하는 등 순조롭게 공연 준비를 했다. 이들의 리허설 장면은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묵었던 민쭈(民族)호텔 1층에는 기자들이 진을 쳤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옛 애인’ ‘첫사랑’으로도 알려진 단장 현송월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 공연은 일반인들에게 표를 팔지 않고 중국의 당정군 주요 인사들에게만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문화부가 표를 배분해 초청하는 형식이었다. 티켓 앞면에는 ‘증정표이니 남에게 양도하지 말라’고 적혀 있었으나 일부는 암표로 판매됐다.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암표 가격이 1만5000위안(약 271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모란봉악단 단원들로서는 2012년 7월 김정은의 특별 지시로 창단된 이후 첫 해외 공연이었지만 제대로 무대에 서보지도 못하고 무산됐다. 한 자유평론가는 인터넷에 “공훈국가합창단과 모란봉악단은 북한의 ‘국보급’이라고 하더니 역시나 쉽게 그들의 공연을 볼 수는 없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