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기축통화로… 中의 금융굴기 달러중심 국제통화질서에 도전… AIIB 계기로 유럽 지지 이끌어내 中 환율통제 완화-금융개방 과제… “SDR 편입후엔 인위적 조정 어려워”
○ 개발도상국 화폐가 처음으로 기반통화 대열에
IMF는 1969년 16개 통화로 SDR 바스켓을 구성한 뒤 1980년에는 미국 달러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독일 마르크화, 프랑스 프랑화 등 5개로 줄였다. 이어 2000년 유로화 도입 이후에는 마르크화와 프랑화 대신에 유로화를 SDR에 편입시켰다. 기반통화가 4개로 줄어든 셈이다.
선진국들은 이번 위안화의 SDR 편입에 대해 “IMF의 대변혁”이라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기반통화가 하나 더 늘었을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이었던 중국의 위안화가 달러화나 유로화와 같은 대열에 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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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흥행에서 보여준 저력으로 유럽과 개도국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1년 전 한국에 원화와 위안화의 직거래 시장이 설립된 것도 중국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 기축통화의 책임
위안화의 SDR 편입에는 책임도 뒤따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중국은 환율 통제 완화와 금융 개방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런민은행은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나 유럽은행 등이 요구하는 투명성과 개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상하이(上海)의 한 전문가는 “런민은행으로서는 문화적 변혁을 겪는 것과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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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안화의 SDR 편입은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중국이 로비 활동을 벌인 결과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위안화를 SDR로 인정하지 않으면 SDR의 국제적 정당성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JP모건은 위안화의 SDR 편입 이후 앞으로 5년간 해외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이 중국 채권 시장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위안화 자산 시장이 커지면 한국 증시 자금이 중국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또 앞으로 기축통화인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한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의 대중(對中)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위협 요인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