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 인비테이셔널 18언더 우승 4R 시즌 개인 최고 8언더 몰아쳐… 2015년의 선수-상금-최저타수 등 리디아 고와 LPGA 타이틀 경쟁… 19일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서 결판
달갑지 않은 ‘넘버 2’의 기억은 한 번으로 족하다고 여겼을까. 박인비가 16일 끝난 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매서운 뒷심으로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리디아 고(18)와의 개인 타이틀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날 멕시코시티의 멕시코G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박인비는 보기 없이 버디 8개로 올 시즌 자신의 베스트 스코어인 8언더파 64타를 쳐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 73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노린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는 생애 최저타인 9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하지만 18홀 내내 표정 변화 한 번 없이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친 박인비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타 차로 준우승한 시간다는 “믿을 수 없는 기량을 보인 인비는 승리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고 칭찬했다.
“흠잡을 데가 없다”는 자평대로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는 절정의 기량을 펼쳤다. 특히 ‘짠물 퍼팅’이 인상적이었다. 나흘 동안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는 26.5개에 불과했다. 4라운드에서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친 홀이 각각 1개였을 만큼 컴퓨터 같은 샷 감각을 과시했다. 명예의 전당 가입 포인트 27점에 1점만을 남겨둔 박인비는 “지난해 아쉬운 마무리가 올해의 동기부여가 됐다. 이번 우승으로 많은 기회를 잡은 만큼 남은 한 대회가 기다려진다. 시즌을 마친 뒤 빈손으로 귀국하고 싶지 않다. 뭐라도 들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