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사생활/케이트 앤더슨 브로워 지음/이나경 옮김/376쪽·1만6000원·문학사상 美 백악관 담당기자 출신 저자, 케네디부터 오바마 대통령까지 내밀한 사생활과 주변 이야기 담아
아버지 부시(맨 위 사진)와 아들 부시(맨 아래 사진) 그리고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각각 백악관 근무자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저자는 백악관 사람들이 대통령의 손과 발이 되어 미국 민주주의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문학사상제공
실제로 국회의원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결정적인 첩보는 운전기사나 비서들의 입에서 종종 나온다. 의원의 지근거리에서 온갖 것을 보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일부 의원들은 친인척을 비서와 운전기사에 고용하기도 한다.
미국도 권력자의 내밀한 얘기는 주변사람으로부터 나오는가 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백악관 담당기자 출신인 저자는 백악관 근무자 100여 명을 인터뷰해 존 케네디부터 버락 오바마까지 미국 대통령 10명의 사생활을 깊이 파고들었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언론 보도만으로 알 수 없는 대통령의 사적인 모습이 행간 곳곳에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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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에는 집사, 요리사, 플로리스트, 가사도우미, 도어맨 등 총 96명의 정규직과 250명의 시간제 근무자가 일하고 있다. 별도로 백악관 정원을 관리하는 20여 명의 국립공원 직원들이 따로 배치돼 있다. 이들은 모두 미국 연방정부 소속이다.
세계 최고 권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인 만큼 책임도 막중하다. 가사도우미도 마치 보안요원처럼 대통령 주변의 움직임을 꼼꼼하게 관찰해 이상이 생기면 즉각 보고하도록 훈련받는다. 예컨대 2011년 백악관 총기 발사 사건은 한 가사도우미가 발코니 바닥에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진 걸 발견하면서 보안담당자조차 놓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할 수 있었다.
특별한 자기희생도 요구된다. 대통령 가족의 일정에 맞춰 움직이다 보니 초과근무는 다반사다. 1963년 11월 22일 케네디 암살사건 때에도 그랬다. 당시 집사로 근무한 프레스턴 브루스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4일 내내 퇴근하지 않고 백악관을 지켰다. 자신이 모시던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의 지시에 즉각 응하기 위해서였다.
저자는 백악관 근무자들의 봉사정신이 미국 민주주의에 기여했다고 높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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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