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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선수재 혐의’ 공정위 5급 사무관, 수사 중 추가 비리 드러나

입력 | 2015-11-09 14:28:00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준 대가로 점포 입점권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의 추가 비리가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김형근)는 가격 담합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는 업체 대표의 부탁을 받고 도움을 준 뒤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로 공정위 대전사무소 5급 사무관 최모 씨(53)를 추가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최 씨는 롯데쇼핑 측에 단속 정보를 알려준 대가로 롯데몰 동부산점 간식점포 입점권을 받은 혐의(사후수뢰 등)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롯데몰 동부산점 전 점장 박모 씨(45·불구속기소)가 롯데쇼핑 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단속 대상 백화점과 단속 예정일 등 공무상 비밀을 제공하고 박 씨가 롯데몰 동부산점장으로 부임한 뒤 입점권을 받은 혐의로 붙잡혔다.

최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검찰은 최 씨 계좌를 분석하던 중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공정위 부산사무소에 근무하던 2011년 부산의 한 골프업체 대표가 가격 담합 혐의로 공정위의 단속을 받자 “이야기를 잘 해주겠다”며 단속 직원을 일식집으로 데리고 와 업체 대표와 식사를 주선하면서 조사 내용에 대해 알려주는 등 알선행위를 한 혐의다. 최 씨는 이를 빌미로 업체 대표에게 자신의 초등학교 동창 언니를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월급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한 뒤 2년 4개월간 매달 180만 원씩 총 5060만 원의 급여를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씨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이 급여를 이중 세탁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그는 또 다른 차명계좌와 연동된 체크카드를 만든 뒤 급여 이체 차명계좌로 들어온 돈을 이 계좌로 보내게 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업체의 담합 혐의는 4년 째 조사만 진행 중이다.

최 씨는 또 2012년 ‘사업자 단체 금지 행위’로 조사 중이던 부산의 한 레미콘협동조합 대표로부터 선처를 청탁받으면서 룸살롱 이용 대금 등 3차례에 걸쳐 술값 266만 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