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7월부터 진료장비 최신형 교체… 15t 트럭 개조해 이동식 병원 꾸며 비가임 여성들도 검진대상에 포함
경남도의 ‘찾아가는 산부인과’에서 검진을 받고 있는 다문화가정 임신부. 경남도는 내년에 이동병원의 시설과 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시골 구석구석을 찾아갈 예정이다. 동아일보DB
지난달 말 경남 산청보건소에 마련된 ‘찾아가는 산부인과’에서 부인병 검진을 받았던 주부 권모 씨(44·산청군 단성면)는 4일 “한 달에 두 번 정도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권 씨처럼 의령 고성 산청 함양 등 지역 내에 산부인과 병·의원이 없는 4개 군의 임신부와 가임 여성은 이동식 산부인과의 ‘단골손님’이다.
경남도가 2008년 봄 특수시책으로 처음 도입해 전국으로 확대된 ‘찾아가는 산부인과’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경남도는 주민 요구가 잇따르자 사업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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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산부인과에서는 태아 기형검사, 풍진, 자궁 난소암, 종양표지자 검사 등이 가능하다. 산전(産前) 진찰은 물론이고 산후 건강 관리도 해 준다. 이상이 발견되면 제때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병원을 안내한다.
이 제도 시행 이후 연평균 순회검진은 150차례, 검진은 2500여 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20%가량은 검진 대상이 다문화가정 구성원이었는데 이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었다. 질환 유소견은 연평균 2014건으로 집계됐다. 순회 진료 방식도 크게 달라진다. 그동안 4개 군의 읍내 보건소에 검진 대상자들이 모이는 방식이어서 거리가 먼 농촌지역 주부들은 검진 불편이 컸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는 면 지역도 순회한다. 지역당 월 2∼4차례이던 방문이 4∼8차례로 늘어난다.
검진 대상도 확대된다. 민창현 경남도 여성가족정책관실 주무관은 “인구 증가의 필수 요소인 안정적인 분만환경 조성과 여성 건강을 증진시키는 차원에서 검진 대상을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내년부터 임신부와 가임 여성은 물론이고 비가임 여성도 검진을 받을 수 있다. 4개 군 지역 모든 여성이 검진 대상이 되는 셈이다. 대상 인원은 기존 임신부 및 가임 여성 2만6000여 명에서 10만5000여 명이 늘어나 모두 13만1000여 명이 된다.
우명희 경남도 여성가족정책관은 “2007년 3월 의령군의 농촌마을에 시집왔던 베트남 임신부가 정기검진을 위해 진주에 다녀오다 교통사고로 숨진 이후 이 제도를 도입했다”며 “많은 자치단체로 확대됐고 중앙부처 민원서비스 우수사례로도 뽑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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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