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소비자경제부
샤넬, 크리스티앙디오르 등 최근 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린 일부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언급됐지만 사실 다른 명품 업체들이라고 해서 비난을 피해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개별소비세 인하로 얻은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자신들이 ‘꿀꺽’한 것 자체가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해외 명품 업체들은 유독 한국에서는 고가(高價) 정책에 집착한다. 연례행사처럼 한 해에 2, 3차례씩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리면서도 인상 관련 내역은 공개하지 않는다. 똑같은 모델의 가방 가격이 연초보다 50만 원 넘게 올라 있어도 단골 핑계인 환율이나 원가 상승을 이유로 내세운다. 물론 환율과 원가가 떨어졌다고 값을 내리는 일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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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라도 정부가 해외 명품 업체들의 행태를 알아차리고 세금을 되돌리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에서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업체로서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역할에 대한 고민 역시 뒤따라줬으면 한다. 이들을 고객을 존중할 줄 아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은 이제 소비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박선희·소비자경제부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