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과 기획법인 차려 26억 챙겨
2009년 포스코그룹 회장 인사를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80·사진)은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측근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시 이 전 의원 등 실세 정치인의 포스코 인사개입설을 뒷받침하는 정황의 하나로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내용이다.
29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2008년 말 박 전 명예회장을 직접 만나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당시 포스코건설 사장)의 회장 선임을 요구했다. 당시 박 전 명예회장은 공개적으로 “앞으로 윤석만 포스코 사장이 대무(大務·중요한 업무)를 수행할 거다”라며 윤 사장에게 힘을 실어준 상황이었다. 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정 전 회장, 윤 전 사장을 만나 사실상 회장 후보자들의 ‘면접’을 봤다. 이어 박 전 명예회장까지 만나 이구택 당시 회장의 사임을 요구하고 정 전 회장 지지를 압박했다. 당시 박 전 차관은 대통령 기획조정비서관을 그만두고 공직을 맡지 않고 있을 때였다. 이 회장은 결국 사임한 뒤 정 전 회장을 지지했고, 포스코 이사회는 2009년 2월 정 전 회장을 단독 회장 후보로 선정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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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