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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청정지대’ 한중FTA 산단에 국내외 수출기업 유치

입력 | 2015-10-15 03:00:00

[경제자유구역 12년 성과와 과제]<下>외국인 투자 전진기지




#1. 체코의 한 맥주회사는 최근 전북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에 맥주 생산시설을 세우기로 했다. 항만이 가까워 중국 진출에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한국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다.

#2. 중국의 한 식품기업은 한국산 매실, 복분자 등을 사용해 과일푸딩 및 젤리를 생산하기 위해 한국 투자를 결정했다. ‘한국’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중국 내 자체 유통망을 접목해 중국으로의 역수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내 국회 비준을 마치고 정식 발효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는 단지 관세 철폐에 따른 수출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수출을 겨냥한 선진국 기업, 한국과 FTA를 맺은 나라로 수출할 것을 염두에 둔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경제자유구역(FEZ)을 외국인 투자 유치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8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FTA를 활용한 외국인 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FEZ 내 공장 설립 시 중복적인 환경영향평가를 면제하는 등 외국인투자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기로 했다. 국제 복합 화물운송 체계 등 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해 외투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FTA의 강점을 활용해 중국, 중동 등 유망 지역에 대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특히 한중 FTA 발효를 앞두고 새만금경제자유구역을 한중 경제협력단지로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인 고용 확대 등 각종 규제특례를 적용할 예정이다. 새만금에 조성될 예정인 한중 FTA 산업단지는 한중 양국이 공동으로 단지개발에서부터 도시형성, 기업유치와 관리를 수행하는 공동경제구역이다. 한국 기업은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중국 기업은 ‘메이드 인 코리아’를 달고 중국으로 역수출하거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한중 FTA 산업단지는 건축, 노동, 출입국 규제를 최소화하는 규제청정 지역으로 운영된다. 새만금경제자유구역청은 6월 중국 태양광 기업 CNPV사와 30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현재 81개 기업과 투자협약을 맺은 상태다.

한편 산업부와 KOTRA는 한중 FTA 발효를 앞두고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13∼15일 ‘2015 외국인 투자주간’ 행사를 열고 분야별 투자설명회 및 포럼, 해외언론 기자간담회, 산업시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FEZ 밤’ 행사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 전진기지인 FEZ를 집중 홍보하고 있다. 15, 16일에는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중 FTA는 한국 내수시장 중심의 투자방식이 한국을 거점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해외진출형 투자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외국인 투자유치 200억 달러(중국 투자유치 50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10위권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강국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