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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메이카 전 최대 수확? 부활한 ‘지동원의 재발견’

입력 | 2015-10-14 09:44:00

사진=스포츠동아DB


한국 자메이카 전 최대 수확? 부활한 ‘지동원의 재발견’

한국 축구대표팀이 자메이카를 3 대0으로 완파했다. 한국 자메이카 전의 최대 수확은 스트라이커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의 재발견이다.

지동원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자메이카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것은 물론 패널티킥을 유도해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지동원이 A매치에서 골맛을 본 것은 4년1개월 만이다.
 
한국 자메이카 전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지동원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왼쪽과 중앙을 쉴새없이 오가며 득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예열을 마친 지동원은 전반 중반 들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전반 26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가운데로 파고들어 오른발 슛을 시도한 지동원은 6분 뒤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두 차례 슛 모두 골키퍼 선방에 가로 막혔지만 감각을 찾기에는 충분했다.

고대하던 골이 터진 것은 전반 35분. 왼쪽 측면에서 정우영(26·빗셀 고베)이 코너킥을 올려주자 번쩍 뛰어올라 방향을 살짝 바꿔 득점으로 연결했다.

2011년 9월 레바논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예선전 이후 무려 4년1개월 만에 뽑아낸 A매치 득점이었다.

비장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던 지동원은 그제서야 환한 미소를 보였다. 동료들은 지동원에게 달려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축하를 건넸다.

모처럼 타오르기 시작한 지동원은 후반에도 활약을 이어갔다. 후반 10분에는 돌파 과정에서 파울을 얻어내며 페널티킥을 이끌어냈다. 주장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패너티킥을 성공시켰다.

 후반 18분에는 날카로운 왼발슛으로 황의조의 세 번째 골에 기여했다.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 지동원은 후반 33분 권창훈(21·수원)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지동원은 19살이던 2010년 12월 시리아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를 정도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아시안컵에서 두 골을 뽑아내고 2011년 유럽으로 진출하자 차세대 스트라이커라는 평가까지 따라 붙었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 더뎠다. 골이 터지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대표팀에서의 부진은 소속팀 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3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처음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눈에 띌 만한 플레이는 보여주지 못했다.

잊혀지는 듯 했던 지동원은 이날 맹활약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슈틸리케호 공격수 경쟁에 불을 당긴 것은 물론이다.
 
경기 후 지동원은 "그동안 너무 답답했다. 골을 넣고 싶었는데 찬스도 없고, 찬스가 와도 해결을 못했는데 오늘 답답함을 날린 것 같아서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나도 기쁘지만 동료들이 더 기뻐해줘서 감동했다. 동료들이 너무 많이 도와줬다. 그래서 조금 더 수월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자메이카전 활약으로 지동원은 대표팀 공격진 경쟁에 다시 가세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 지동원은 "다음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시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지가 결정되기에 소속팀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동원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입단 이후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 받은 덕에 전성기 모습을 거의 되찾았다는 평가다.

지동원이 한국 자메이카 전을 계기로 대표팀에서 꾸준하게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