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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페]대우조선 임금협상을 보는 곱잖은 시선

입력 | 2015-09-24 03:00:00


이샘물·산업부

대우조선해양이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낸 가운데, 노사가 22일 임금협상에서 기본급의 250% 및 230만 원을 각종 격려금 등의 명목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노조는 24일 찬반투표를 진행해 잠정 합의안을 최종 수용할지 결정한다.

대우조선 노사의 잠정 합의안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사실 곱지만은 않다. 대우조선은 상반기에 사상 최대 규모인 3조 원대 적자를 낸 뒤 위기 극복을 위해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잠정 합의안엔 기본급은 동결하되 △경영위기 조기 극복 격려금 200% △주식 매입 지원금 50% △교섭 타결 격려금 130만 원 △무재해 무사고 작업장 달성을 위한 격려금 100만 원 △회사 주식 150주 등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대우조선은 최악의 적자를 냈지만, 4711억 원 흑자를 낸 지난해 합의안에 비해 혜택이 크게 줄어든 것 같지는 않다. 지난해 대우조선 노사는 기본급 0.6%(1만3000원)를 인상하고 △상여금 300% △주식 매입 지원금 200% △교섭 타결금 180만 원 △무재해 작업장 달성 격려금 100만 원 등을 주기로 합의했다. 올해엔 기본급의 500%가 아닌 250%를 주고, 현금 보상은 280만 원이 아닌 230만 원을 주는 것으로 일부를 축소했지만, 사상 최대 적자라는 현실을 감안하면 노조 측이 크게 물러선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선업계 전반이 불황에 빠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은 주인 없는 회사이니 최대 적자를 내고도 저렇게 합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조선은 3조 원 적자를 내고도 얼마를 줬다’는 선례가 조선사의 위기 극복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4∼6월) 1710억 원의 적자를 낸 가운데 회사 측이 노조에 기본급 동결과 격려금 100만 원, 약정임금(기본급+수당) 100% 지급을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 잠정 합의안에는 ‘(회사의 발전을 위한)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앞서 노사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대외적으로 천명해 왔다. 대우조선 팀장 이상 임원 90여 명은 7월 직원들에게 ‘당면 위기 극복을 위한 임원 결의문’을 나눠주며 “당면 위기를 시황이나 외부 원인으로만 돌리기엔 우리 내부 원인도 컸음을 뼈를 깎는 마음으로 자성한다. 회사 위기 극복을 위해 필생즉사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임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도 16일 성명을 내고 “대우조선을 정상화시키고 그 속에서 구성원들의 일터를 지키는 데 어떠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잠정 합의안의 내용이 과연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인지는 의문이 든다.

이샘물·산업부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