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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그해 여름, 패러독스의 시간’ 출간
전쟁은 인간의 삶을 극한까지 몰아간다. 일상은 없고 비상만 있다. 인간성은 바닥을 뚫고 땅 속 깊은 곳까지 들어간다. 반면 전쟁은 문학을 꽃 피우는 최고의 소재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들이 ‘전쟁’ 속에서 나왔다.
한국전쟁 발발한 지 65년. 여기 전쟁문학이 열매를 맺었다. 장편소설 ‘그해 여름, 패러독스의 시간’(이정은 지음 l 나남 펴냄)은 또 하나의 전쟁문학이 아니라 ‘특별한’ 전쟁문학이다. 열두 살 소녀의 눈으로 본 전쟁기록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자전적 분위기가 깊게 배어있다. 한국판 ‘안네의 일기’ 쯤 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과연 현실의 모든 일을 어떻게 해서 아는가, 인간의 지식과 신념은 믿을 만 한가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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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정은(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은 1994년 첫 소설 ‘시선’을 출간한 이래 가정주부로 창작에 몰두하면서 간결한 문체와 삶의 시련에서 나오는 감동적인 서사로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평소에 늘 수첩을 들고 다니며 모든 것을 기록하는 ‘현장형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상상력만으로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천착해 ‘낮은 곳’이 글의 밑천이 돼 글을 쓰는 것이다. 그만큼 그의 글에는 치열함과 리얼리티가 많이 담겨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