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월드컵축구 亞 2차예선 라오스에 8-0 대승
“잘했어” 주장 기성용의 축하 손흥민(왼쪽에서 세 번째)이 3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12분 이날 자신의 첫 번째 득점에 성공한 뒤 주장 기성용(오른쪽)의 축하를 받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청용(왼쪽)도 전반 9분 선제골을 넣으며 22개월 만에 대표팀에서 골맛을 봤다. 화성=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모든 것은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대로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4위인 약체 라오스를 상대로 한국(57위)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최다 골 차인 8-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가 더욱 반가운 것은 월드컵 본선을 내다보고 장기적인 계획 아래 팀을 꾸려온 슈틸리케 감독의 뜻대로 경기가 풀리고, 선수들은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점이다.
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경기력이 저하됐던 유럽파는 완벽히 살아났다.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은 2013년 11월 스위스전 이후 22개월 만에 국가대표팀 간 경기인 A매치에서 골을 터뜨렸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두 차례 큰 부상을 당해 대표팀 내 주전 위치까지 흔들렸던 그는 완벽히 부활했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 입성한 ‘400억 원의 사나이’ 손흥민(23)은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2011년 9월 레바논 경기에서 박주영(FC 서울)이 기록한 뒤 4년 만에 나온 대표팀 A매치 해트트릭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밀집 수비를 뚫을 측면 공격을 강화할 생각으로 이청용과 손흥민을 뽑았다”고 했다. 왼쪽과 오른쪽 에이스인 손흥민과 이청용이 살아나면서 대표팀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가진 날개를 갖게 됐다.
이정협 외에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았던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문제도 해결책이 마련됐다. 5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석현준(24·비토리아)은 이날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A매치 데뷔 골까지 터뜨렸다. 새로운 선수 발굴을 위해 국내 경기뿐만 아니라 해외 리그 경기까지 꾸준히 챙겨본 슈틸리케 감독의 노력과 안목이 빛난 순간이었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은 나날이 좋아지는 팀”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차 예선 2연승(승점 6)을 달린 대표팀은 8일 열리는 레바논 방문경기를 위해 4일 출국한다.
▼ 양팀 감독의 말 ▼
선수들 주문대로 침착하게 플레이
▽울리 슈틸리케 한국 감독=대승을 기록해 기쁘다. 상대가 전원 수비전술을 펼칠 거라 예상했고 선수들에게 침착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선수들이 주문한 대로 잘해 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패스미스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세트피스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
▽스티브 다비 라오스 감독=한국은 선수 모두가 ‘포뮬러1’ 자동차 같았다. 좋은 선수들과 좋은 조직력을 선보였다. 손흥민은 클래스가 달랐다. 한국에 와서 많은 것을 배웠다. 라오스 축구에 좋은 수업이었다.
화성=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