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서방 주요국과 이란이 만들어낸 핵협상 합의안(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 사실상 원안대로 미 의회를 통과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지키는데 사실상 성공하면서 큰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바버라 미컬스키 상원의원은 2일(현지 시간) 미 상원에서 34번째로 이란 핵협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핵협상에 부정적인 기류가 다수인 미 의회에서 핵협상을 부인하는 결의안을 내놓을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었다.
그런데 미컬스키 의원이 이날 지지로 돌아서면서 상원 내 이란핵합의 지지 의원 수가 모두 34명으로 늘어났다. 미 상원에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키려면 전체 100석의 3분의 2가 넘는 67석 이상이 필요하다. 결국 미컬스키 의원의지지 선언으로 거부권 무력화에 필요한 67석 확보가 불가능해진 셈이다.
미 상원이 이란 핵협상을 부결시킬 가능성이 극히 낮아지면서 이번 협상은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하반기 최대 외교 치적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합의를 부결하는 결의안을 낼 지조차 불투명한 상황. 이와 관련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은 지난달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가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 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회 분위기가) 진행되고 있고 그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