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國 어린이 돕기 7년째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오른쪽)과 직원들이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재스민 고아원에서 부엌을 짓기 위해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나르고 있다. 다음 달에는 50여 개 협력사 직원들과 함께 필리핀으로 봉사활동을 떠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이들은 고아원에 사는 어린이 30여 명을 위한 새 부엌을 짓고 있었다. 내내 허리를 굽혀 일해야 했지만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이들은 인천공항공사가 매년 아시아 빈곤 국가에 파견하는 ‘제7기 인천공항가족 해외봉사단’에 포함돼 이곳을 찾았다. 출국에 앞서 미리 고아원 측의 의견을 들어 부엌과 쓰레기 소각장 등 오래된 시설을 고치기로 약속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강의도 열렸다. 과학과 미술, 개인위생 교육도 진행됐다. 임직원들은 아이들이 더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책상과 컴퓨터, 영상기자재 등도 구입해 전달했다. 하지 누르시디 원장은 “낡은 시설을 고치고 싶어도 돈이 없어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한국의 인천공항공사가 큰 선물을 줬다”며 “케이팝 열풍으로 아이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은데 춤과 노래를 즐길 수 있는 행사도 함께 열려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인천공항공사가 선발한 ‘대학생 서포터스 봉사단’이 필리핀 마닐라 시의 빈민지역인 톤도를 찾았다. 이들은 교육시설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태고 한국어 교육 봉사도 진행했다. 대학생 서포터스 봉사단원 20명을 모집하는 데 4000여 명이 신청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아시아 이웃 나라를 위한 인천공항공사의 꾸준한 봉사활동은 해외 사업 수주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009년 이라크의 아르빌 신공항 운영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최근 자카르타 공항 상업시설 컨설팅 사업을 포함해 11개국 공항의 22개 사업(약 8615만 달러)을 수주했다. ‘공항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0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는 등 공항 건설 및 운영상의 뛰어난 노하우가 바탕이었지만 지속적인 봉사활동 덕분에 해당 국가에 조성된 긍정적 분위기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사장은 “임원과 노조, 협력업체가 함께 해외 봉사활동에 나서다 보니 저절로 노사 화합 분위기도 조성된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